연구자들은 프리즘이 빛에 하는 역할을 소리에 적용한 3D 프린트 장치를 개발했는데, 이는 하나의 입력을 별개의 요소로 분리한다. ‘어쿠스틱 레인보우 이미터(ARE)’라고 불리는 이 발명품은 하나의 소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백색소음의 폭발음을 서로 다른 음조로 분리한다. 놀랍게도 이 장치는 전력, 모터, 마이크로칩 없이 정밀한 기하 구조만으로 작동한다. ARE는 알고리즘이 가상 구조를 재형성하고 음향 반응을 테스트하며 수천 번 반복 조정하는 설계 과정인 컴퓨테이셔널 형태 생성(computational morphogenesis)을 통해 만들어졌다. 최종 설계는 복잡한 미로 형태로, 주방 타이머 삐 소리에서 초음파 개 휘슬에 이르는 7.6kHz에서 12.8kHz의 주파수 대역의 음파를 유도한다.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인쇄된 완성품은 가로 10cm 크기로 손바닥에 편안히 들어온다. 그렇다면 이 장치는 어떻게 작동할까? 음파를 같은 시점에 출발하지만 서로 다른 경로를 택하는 주자들이라고 상상해보자. ARE 내부의 기울어진 벽들은 각각의 주파수를 고유한 경로로 보낸다. 소리가 나올 무렵이면, 음파는 서로 위상이 어긋난 상태가 된다. 어떤 파장은 특정 방향에서 서로를 증폭시키고, 다른 파장은 상쇄되거나 흩어져 360도 ‘음향 무지개’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저주파는 북동쪽으로, 고주파는 남서쪽으로 향한다. ARE는 수동 산란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공진 장치에서 흔히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과 좁은 주파수 범위를 피할 수 있다. 같은 기법을 활용해 연구팀은 저음을 왼쪽으로, 고음을 오른쪽으로 보내는 ‘람다 스플리터’도 제작했으며, 이 방식이 다양한 음향 기능에 맞춰 조정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직은 시제품이지만, ARE는 배터리 없는 스피커, 방향 감지 센서, 정교하고 간결하게 소리를 조정하는 보청기 같은 미래 기술을 암시한다.